인터넷 보안업계 우수 인력 확보 트레이닝 바람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3시 35분
`해커가 해커를 잡는다?'
국내 인터넷 보안업계에 우수한 인력을 만들기 위한 트레이닝 바람이 일고 있다. 현재 국내 보안업계의 양대 산맥인 사이버텍홀딩스(www.cybertek.co.kr)와 시큐어소프트(www.securesoft.co.kr)가 주인공.
두 회사 나란히 최근 사업발표회를 갖고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사이버텍홀딩스는 자회사인 이글루시큐리티(99년 11월 설립)를, 시큐어소프트 역시 지난 2월 설립된 해커스랩을 각각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내세우고 있다.
역시 똑같이 보안 인력 육성을 모토로 내세웠다. 사이버텍홀딩스는 세계 방화벽(파이어월) 공급시장의 40%를 점유하는 미국회사 체크포인트를 통해 `ATC'(Authorized Training Center．공인 육성 센터)를 조만간 설립한다. ATC는 아시아에만 15개가 있는 보안인력 전문육성 기관. 일정기간 동안 직접 해킹 시연과 대책 훈련 등을 거쳐 인증서를 발급한다.
해커스랩은 이미 작년부터 실행해온 `두뇌 체육관'을 통해 해커들에게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고 건전한 보안 인력들을 추려낸다는 계획. 호기심으로 해킹을 시작한 청소년들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한다는게 가장 주된 내용이다. 현재 해커스랩의 주요 인원들 역시 대학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던 해킹 전문가들이다.
경찰청사이버범죄수사대나 한국정보보호센터(KISA)도 최근 세미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수사 지도에 나서는 등 고급인력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두산, 삼성, 쌍용, SK 등 대기업과 리눅스시큐리티, 안철수연구소, 지란지교 소프트, 하우리 등 기존 보안업체, 한국CA, PsiNet 등 기업 솔루션 제공 업체까지 잇달아 보안 관련사업에 뛰어들며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한편 해커가 해커를 잡는다는 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초대정보보호센터 소장을 역임, 현재 동국대 교수로 재직중인 이제우 박사는 지난 10일 열린 보안 세미나에서 "도둑이 도둑을 잡는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보안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며 실제 트레이닝 내용도 그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요지는 같은 말이다. 국내에 보안 전문가의 수는 절대 부족하다. 이제는 따로 `좋은 해커'를 길러내야 할 판. 그래야만 보안 후진국 이미지를 씻어버리고 마음놓을 수 있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전동희 기자 canc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