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리니지 살인 사건' 게임가 화제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3시 34분
최근 국산 최고의 인기 온라인게임 `리니지'(엔씨소프트)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게임가의 화제다.
이번 사건에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정확히 사람이 아닌 캐릭터다.
리니지는 게이머가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를 내세워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 따라서 해당 캐릭터는 곧 자신을 의미한다.
전투를 벌이게 되는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가 죽게 되는 일은 사실 흔하게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죽음을 당한 캐릭터가 바로 엔씨측이 각 서버에 사용자 문의나 게임내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투입한 운영자 캐릭터인 `카시오페아'이기 때문.
리니지 안에서는 게임속의 경찰이나 다름없는 캐릭터인데다 절대적인 권한까지 갖고 있다.
따라서 리니지 마니아들 사이에선 절대 죽지 않는 `불사신'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
그런 카시오페아를 한 게이머가 공격, 결국 사망하게 만들었다.
최근 사용자 급증으로 렉(전송이 재대로 이뤄지지 않아 화면이 끊어지는 현상) 등이 빈번하게 발생, 일부 사용자들이 이에 대한 불만표시로 카시오페아를 공격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긴 했지만 죽게까지 만든것은 이번이 처음.
이에 대해 엔씨측은 `피의자'의 아이디를 몰수하는 등의 강경조치를 취했다.
엔씨측은 "150만 사용자들이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위해선 카시오페아가 꼭 필요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 카시오페아는 게이머들이 알고 있는 것 처럼 죽지 않는 캐릭터가 아니란 설명.
하지만 게이머들은 엔씨측의 이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게이머는 "운영자를 죽이지 말라는 내용은 약관에도 없다"며 "사용자의 항의 표시에 대한 지나친 대응"이라고 말했다.
[임태주 기자 spark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