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롯데 마운드 '맑았다 흐렸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2시 23분

롯데 마운드의 날씨가 엄청 변덕스럽다.

지난해 승률왕(17승4패) 문동환이 선수협에 가입하는 날 `천둥번개', 부상병동 단골손님 손민한의 재기로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왼손 가득염의 오른발 깁스로 다시 `비바람'.

염종석의 팔꿈치 수술이 성공적이라는 소식이 날아든 `쨍하고 해뜬 날', 박석진이 왼무릎 근육통으로 정상훈련을 접으면서 `마른 하늘에 날벼락', 선수협 문제 해결로 15일 문동환이 복귀하면서 다시 `햇님 방긋'….

`투수싸움'이라 불리는 프로야구판. 이토록 마운드의 변덕이 죽 끓듯 해서야 제 아무리 만만디라도 배겨날 수 있을까. 누군가의 푸념.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야. 밥알을 씹는지 모래알을 씹는지도 모르겠고,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판이야."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요즘 김명성 감독이나 양상문 1군 투수코치는 투수들의 걸음걸이만 좀 이상해도 가슴이 덜컥덜컥 내려앉을 지경이다.

또 다른 누군가의 푸념. "이러다가 제 명대로 못 살지…."

[최재성 기자 kka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