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골치덩어리' 로마이어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2시 18분
"올해는 달라질 줄 알았는데…"
한화 코칭스태프가 다혈질인 로마이어(34) 때문에 고민에 빠져있다. 올시즌에도 그라운드의 `사고뭉치'로 떠오를 조짐이 보이기 때문.
한화 이희수 감독은 14일 광주 시범경기가 끝난 후 해태 김응용 감독으로부터 "어떻게 야구를 그렇게 하느냐"는 거친 항의를 받았고 "죄송하다"며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로마이어 때문이었다.
로마이어는 이날 4회초 1사 1루서 임주택의 유격수 땅볼때 2루로 강하게 슬라이딩을 시도하면서 베이스 부근에 있던 홍현우의 왼쪽 비골(복숭아뼈 윗부분)을 부러뜨렸다. 로마이어의 플레이는 공이 2루로 송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나왔기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 아니었느냐는 해석을 낳았다.
로마이어는 이날 유니폼을 갖고오지 않아 정구선 코치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그만큼 정신 상태가 흐트러져있다는 반증.
지난 동계훈련기간 동안 한화 코칭스태프는 99시즌 45개의 홈런을 때린 로마이어에게 "실력은 충분하니 화가 나더라도 성질을 좀 누그러뜨려 달라"는 주문만 했다.
이희수 감독은 "한국과 미국야구의 차이점을 인정하지 않으려하는 게 문제"라며 한숨을 쉬었다.
[송진현 기자 jh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