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홍록기 연극배우로 영국 무대 선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14일 15시 21분
인기 개그맨 홍록기가 연극배우로 영국 무대에 선다.
홍록기는 다음달 26일부터 5월14일까지 런던 유니언 채플 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태'(원작 오태석, 연출 이지나)에 주역으로 캐스팅, 다음달 10일 영국으로 향한다.
단종과 사육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태'에서 홍록기는 단종을 유배지까지 호송하는 금부도사 왕방연과 사육신중 하나 등 1인 다역을 맡아 지난달부터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록기가 연극무대에 서는 것은 서울예대 재학시절 `아가씨와 건달들' `밀럭시 블루스' 등에 출연한 뒤 사실상 처음. 이번 공연을 위해 홍록기는 다음달부터 SBS TV `김혜수 플러스 유' 등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한다.
당시부터 홍록기를 `배우 감'으로 점찍었다는 연출가 이지나는 "국내 배우들 중 홍록기만큼 동작 연기가 좋은 배우는 아직 보지 못했다"며 절대 `화제'를 위한 캐스팅이 아님을 강조했다.
지난해 3월에도 런던에서 영국 배우들만으로 `태'를 무대에 올린 이씨는 공연에 대해 "영국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한데 대한 반발"이라며 "권위지 `더 타임즈'가 인터뷰 요청을 해오는 등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한국 배우는 홍록기와 뮤지컬 스타 이정화, 신인 오만석 등 3명. 나머지 6명은 현지 배우들로 채워지며 대사도 절반 이상 영어로 처리된다.
그러나 공연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이나 문화단체 등이 후원을 거부, 홍록기는 후원자로도 거금을 쾌척해 연극가의 박수를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현대무용가 안애순, 드라마 `허준'의 음악을 맡은 이시우 등이 스태프로 참가,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무대를 꾸미는데 주력한다. `태'는 영국 공연 뒤 5월28일부터는 서울 대학로 아롱구지극장 무대에도 올려진다.
[송원섭 기자 fivec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