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5차전은 없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14일 14시 18분
"내 탓이로소이다."
삼성의 `람보슈터' 문경은(29)이 쓰는 `3차전 참회록'이다.
단체경기인 농구에서 한 팀이 지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베스트 5에서 코칭스태프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6∼7명은 되지만 문경은은 한사코 삼성이 13일 부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기아에 진 것이 자기 탓이라고 가슴을 친다.
플레이오프 수원시리즈 2연승의 최고 공신이었던 문경은이 하루 아침에 3차전의 `역적'이 된 까닭은 파울 탓.
문경은은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저질러 자기 발목을 스스로 옭좼다.
"김영만(기아)에게 슛 기회를 주지 않으려다가 오히려 제가 망가졌습니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경기전 "적어도 5분 동안은 김영만에게 첫 득점을 주지 말라"고 문경은에게 주문했다. 하루의 재수는 아침에 있듯 슈터는 첫 골이 시원하게 들어가면 그 날 경기가 술술 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의 첫 득점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터진 김영만의 2점슛이었다. 결국 문경은은 파울은 파울대로 하고 경기는 경기대로 망친 셈이다.
문경은이 `내탓'을 울부짖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또 문경은은 게다가 `삼성의 해결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3차전에서 13득점에 그쳤다. 3점슛은 3개 쏴서 1개 성공.
"4차전은 다를 겁니다."
수비도 수비지만 1차전 때와 같은 통쾌한 3점슛으로 플레이오프 6강전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우리팀으로서는 손해입니다. 남은 4,5차전이 팀 승률이 낮은 부산과 잠실인 데다 저쪽 부상자(김영만 정인교)들이 그만큼 회복될 것 아닙니까. 또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4강전에서 SK와 붙을 때 그만큼 쉬우니까요."
비디오로 기아와의 3차전 복습을 마친 문경은의 눈빛은 복수에 불타는 투지로 번뜩인다.
[부산＝김승우 기자 sw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