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때와 장소없는 최민수 카리스마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3시 28분
최근 표인봉의 역할(?)에 힘입어 터프한 분위기에서 유머러스한 남자로 변신하고 있는 최민수. 그는 대화 중 영어 단어를 많이 쓰기로도 유명하다.
캐나다 교포 출신으로 우리말에 서툰 아내 강주은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을 때는 그 증상(?)이 더욱 심했었다.
그의 영향으로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 덕에 심은하 역시 방송 인터뷰 중 영어와 얽힌 NG 장면을 연출했다.
그와 `백야 3.98'을 촬영할 때 SBS의 연예정보 프로그램 `한밤의 TV 연예'와 현장 인터뷰를 했다. 그때 심은하는 최민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카리스마'라는 단어를 잘못 발음해 "카리스트마를 느끼게 해주는 배우"라고 말했다.
물론 그 단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순전히 `말이 씹힌' 경우였다.
어쨌든 대화중 영어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배우로 최민수가 뽑히지만 러시아어 때문에 사람들을 즐겁게 한 적이 있다.
드라마 `백야 3.98'의 러시아 로케 현장. 최민수가 달려가는 장면에서 그만 빙판에 미끌어지면서 NG를 내고 말았다. 조금 우스운 상황이었지만 한국 스태프는 웃을 수가 없었다. 그의 `카리스마' 때문에.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최민수의 `카리스마'를 모르고 있는지라, 웃고 떠들고 난리였다. 이때 최민수가 통역을해 외친 한마디.
"통역！ 통역！ 웃지 말라고 그래！"최민수의 경우 한국말이 서툰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영어 단어를 많이 쓰게 된 케이스로 조금 이해할 구석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까지 줄곧 축구선수로 활약한 과거 듀스의 매니저로 활동한 K씨. 멤버인 이현도가 야구를 너무 좋아해 룰도 잘 모르면서 그도야구를 하게 되었다. 그의 포지션은 포수. 그런데 그에겐 이상한 버릇이 있었다. 자기 쪽 투수가 공을 던질 때면 꼭 한마디를 했다. 바로 `피처 베이비'.
이것이 못마땅했던 같은 편 주장 손무현이 "아니 넌 우리 쪽 투수한테 왜 야유를 하는 거야"라고 화를 내자 그는 "왜요? 투수 귀엽다는 뜻인데…"라고 말해 아군과 적군 모두 한바탕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었던 것은 K씨의 학창시절 에피소드. K씨가 축구선수로 있던 고등학교에 축구감독이 새로 부임 했다.
그 역시 말하면서 영어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선수들과 첫 번째로 상면식을 하는 자리에서 그가 내뱉은 한마디는 "싯 다운!"
그런데 이 말의 뜻을 잘 못랐던 선수들이 눈치를 보고 있을 때 매니저 K씨는 대뜸 그 뜻을 알아듣고 자리에 앉았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감독이 모든 이야기를 하고, 다시 한 번 영어로 훈시를 마무리했는데, 그건 바로 "언더 스탠드!".
이때 매니저 K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눈치 잉글리쉬 실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