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성 '삼보4강 자신있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2시 33분
삼보는 12일 SBS와의 안양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서 두가지 큰 수확을 얻었다.
2연패의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승리가 첫번째고, 다음은 `포스트 허 재'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삼보로서는 플레잉코치 허 재가 마지막으로 뛰는 2000∼2001시즌 이후가 늘 머리를 짓누르는 화두(話頭)였다.
그리고 그 결론은 신기성(25．1m80)이었다.
신기성은 안양 3차전서 무릎부상으로 올시즌을 마감한 허 재의 빈 자리를 120% 커버해내며 특급 포인트가드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평소 대선배이자 우상인 허 재에게 게임리딩을 맡겨온 탓에 가려진 신기성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것.
이날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의 장면도 압권이었다.
신기성은 최종규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태산 같은 두 용병 타운젠드와 콥을 매섭게 꾸짖기까지 했다.
전반 44－40의 리드에도 아랑곳없이 "왜 이렇게 포스트에서 몸놀림이 둔하냐. 오늘 지면 모든 게 끝장이란 걸 아직도 모르겠냐"며 정신없이 다그쳐 다른 동료들까지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었다.
이날 슈팅가드를 맡은 김승기와 최전방에서 절묘한 컴비플레이를 펼친 신기성은 34분을 뛰며 9득점에 어시스트를 12개나 꽂으며 원활한 볼배급에 앞장섰다.
허 재가 선수로 다음 시즌 체력문제 등의 문제로 출전시간이 대폭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세대교체의 기수' 신기성의 부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지금부터 시작일 뿐이다. 첫승으로 실마리가 풀린 이상 4차전을 넘어 잠실 5차전서 준결승 진출을 결판내겠다."
신기성의 독기 오른 외침이다.
[이백일 기자 maver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