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 AL타격왕출신 방망이 돌풍예고
기사입력 2000년 03월 12일 23시 33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출신의 삼성 프랑코(39). 선수로서는 환갑을 지난 나이지만 기량만큼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그때와 다름 없었다.
프랑코는 12일 제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4번 우익수로 출전, 중월 2점홈런 포함 3타수 2안타에 혼자 4타점을 뽑아내며 인상적인 한국 프로야구 데뷔전을 가졌다. 1회 첫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회 2사 2,3루에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린데 이어 5회엔 2사 1루서 가운데 담장을 새카맣게 넘어가는 140@짜리 장쾌한 포물선을 그렸다.
사실 프랑코는 예고된 스타. 지난 82년 필라델피아에 입단한 뒤 16년 동안 통산 타율 3할1리, 일본 롯데에서 뛰었던 95년과 98년엔 각각 3할6리와 2할9푼을 기록했다. 지난해 멕시칸리그에서는 무려 4할2푼3리의 경이적인 타율로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야구 원년인 지난 82년 4할1푼3리로 유일하게 4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백인천 삼성 타격인스트럭터는 "올시즌 4할대 타율을 때릴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데서도 프랑코의 정교한 타격기술을 가늠할 수 있다.
육체미 선수를 방불케하는 근육질의 우람한 체격에 국내에서는 전무한 36인치의 긴방망이를 사용하는 프랑코.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소감은 "투수들의 공이 생각보다 좋다"며 겸손해 했다. 홈런 타율 등 개인기록에 대해서도 "그저 열심히 할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이 뚜렷한 목표가 없다는 말을 곧이 들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제주＝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