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개그맨 이경규 심현섭 듀엣MC 맡아
기사입력 2000년 03월 12일 16시 50분
이경규 vs 심현섭.
최고끼리 맞붙었다.
이경규는 당대 최고의 개그맨, 심현섭은 차세대 간판.
이들은 오는 17일 방송(오후 9시55분)되는 KBS 2TV의 `이경규 심현섭의 나이트쇼'(연출 양기선 이재우)에 듀엣MC로 입을 맞춘다.
이경규는 81년 데뷔후 첫 KBS 프로진행, 심현섭은 난생 처음 MC 마이크를 잡았다. 두사람 다 개성이 뚜렷하고 30, 40대의 간판 개그맨이란 점에서 방송계에선 초미의 관심사다.
어떤 화음이 날까? 누구 입심이 셀까?
지난 8일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첫 촬영.
헤어진 남녀를 재회시키는 `사랑의 전령사'로 나선 이들은 진지하다. 기본 대본이 있지만 번뜩이는 애드리브가 `용호상박'.
촬영중간 이경규는 특유의 재담을 툭툭 던진다.
"나도 개인기가 의외로 많아. 하지만 야금야금 보여준다구. 눈알 굴리기도 6개월에 한번씩 공개하지. 그래야 평생 먹고 사는거야."
심현섭은 "대선배와 하다보니 긴장돼 자꾸 NG를 낸다"며 엄살.
0.1초도 안돼 이경규의 받아치기가 이어진다.
"뜨면 영화를 만든다거나 가게를 하는 등 나처럼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지. 뜰수록 관리가 중요해."
농담중에 뼈. 심현섭은 자못 심각한 표정이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94년 이경규가 진행하던 MBC TV `지금은 특집방송'에서다. 이경규는 당시 잠깐 얼굴을 비춘 무명신인 심현섭이 외국인 성대모사를 하는 게 인상에 남았다. 심현섭은 자신의 `아이디어 노트'를 난생 처음 보여준 사람이 이경규였다.
그후 6년 뒤. 자신들의 이름이 걸린 `나이트쇼'에서 나란히 서게 될 줄은 두사람 다 상상치 못했던 일.
`나이트쇼'는 첫 방송서 헤어진 연인을 맺어주는 `다시한번'을 비롯해 `조성모의 굿바이쇼' `미스터 유니버시티대회' 등이 주요 코너. 제작진은 이경규+심현섭의 강점을 활용해 `1+1=3'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산.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 두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레츠고 오페라'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경규의 고향은 부산, 심현섭은 광주 출신. 제작진 주위에선 "영호남이 맞잡았으니 프로그램 인기는 따논 당상아니냐"고 농담한다. 이경규 심현섭의 `모듬개그'가 주목된다.
[이유현 기자 you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