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 영화심의서 한달이상 판정미뤄
기사입력 2000년 03월 10일 15시 15분
영화심의 잣대는 고무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고 영화에 등급제가 도입되면서 보다 선진적인 시스템이 구성됐다고 반겼던 영화가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최근 `하몽하몽'의 비가스 루나 감독의 90년작 `룰루'를 수입한 (주)세운정밀시네마는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운정밀측은 "지난 1월31일이 심의일인데도 한달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수입추천이 나온 영화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심의유보'인지 `등급보류'인지 아무런 결정을 내려주지 않아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며 "지방극장업자와 비디오업자로부터 3억여원의 손해를 배상해달라는 채근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금전적 손해 뿐만아니라 관객과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영화사의 이미지 관리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현재 극장개봉은 2번씩이나 연기됐고 광고계획 등이 무기 연기되며 제2, 제3의 금전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하소연한다.
또다른 수입업자는 `감각의 제국' 등 일본 성인영화 수입도 허용하겠다는 정부방침과 달리 심의행정은 따로 놀고 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털어놨다.
영화관계자들은 국내적으로는 국민의 알권리 볼권리에 대한 침해이고 국제적으로는 한국의 신뢰도를 추락시킨 일로 `룰루'와 `키스트'의 예를 꼽고 있다.
`룰루'는 15세의 여주인공 룰루가 파블로라는 한 남성을 알게되면서 성에 눈뜨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려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비가스 루나 감독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