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손긴급제안] GK육성 (1) 조기발굴
기사입력 2000년 03월 10일 14시 44분
`사리체프에서 신의손(申宜孫)으로'
한국생활 9년만에 완전한 한국인이 된 GK 사리체프(40．안양 LG．한국명 신의손).
러시아국가대표를 거쳐 92년 한국무대에 데뷔한 이후 193경기에 나서 218골만을 허용, GK의 진수를 보여준 사리체프가 한국축구의 취약포지션인 GK의 육성책을 내놨다. 스포츠조선은 파란눈의 한국인 신의손을 통해 GK 육성책을 들어본다.
한국 생활을 한지 벌써 9년째다. 그동안 한국 프로축구도 많이 성장했다.
GK 포지션에서도 내가 처음 한국무대에 데뷔했을때보다 많은 발전이 있었고, 이운재(27．상무) 김병지(30．울산 현대)같은 좋은 선수도 많이 나왔다.
그러나 좋은 GK가 나올 수 있는 환경자체는 여전히 척박하다.
가장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한국에선 너무 늦은 나이에 GK 훈련을 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는 10살때부터 러시아의 축구교실에서 전문적인 GK코치로부터 기초훈련을 받았다. 그곳에서 놀이삼아 골문앞에서 뒹굴며 GK의 기본적 움직임인 점프와 다이빙 등을 익혔다. 잔디에서 뒹구는 것이 즐거웠다.
그런데 한국에선 대부분의 선수들이 중학교나 고등학교때 마침내 GK가 돼고, 그마저도 전문적인 GK코치로부터 훈련을 받는 것도 아니다. GK 기본기 훈련마저 프로팀에나 와서야 받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해서는 좋은 GK가 나오기 힘들다. 기본기 훈련은 어린 시절에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 기본기를 익혀야 하는 이유는 선수들은 나쁜 습관이 몸에 배기전에 올바른 기술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골문이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에 GK 소질이 있는 선수를 발굴, 전문 GK코치로부터 올바로 된 훈련을 받도록 해야한다. 한국에서처럼 필드 플레이어에서 뒤처진 선수를 GK로 육성해서는 좋은 GK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 한국에서도 충분히 GK가 스타가 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신의손．안양 LG 플레잉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