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2000프로야구] 구장 위탁경영
기사입력 2000년 03월 10일 14시 44분
바싹 튀긴 감자튀김을 안주삼아 시원한 맥주 한컵으로 목을 축이면서 경기보는 재미를 올해부터 야구장에서 맛볼수 있다. 좀 더 편한 관전을 원한다면 매점에 앉아 음식을 들면서 TV모니터로 응원팀의 경기장면을 보면 된다.
휴일에는 식구들과 함께 야구장에 마련된 `테마파크'에 들러 생맥주 한잔에 일주일의 피로를 씻어버릴 수도 있다.
올해부터 잠실구장과 대전구장에 가면 이런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두산과 LG가 잠실구장을, 한화가 대전구장을 앞으로 각각 3년과 2년간 위탁관리를 하게 됨에 따라 달라지게 된 야구장 풍속도다.
위탁관리는 전용구장의 전단계. 구단이 단순한 그룹의 홍보단이 아닌 자율경영체로 도약할 수 있는 출발점인 셈이다.
시에 사용료를 내고 제한을 많이 받는 기존 방식과 달리 위탁관리는 일정액의 계약금을 주고 광고와 매점운영권 등을 구단이 확보, 수익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는 프리미엄이 있다.
두산과 LG, 한화구단이 "몇년안에 흑자 경영으로 전환할 자신이 있다"며 위탁관리를 추진한 것도 이런 이유다.
세구단은 현재 거액을 투자, 야구장 새단장을 하며 손님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두산과 LG의 경우 잠실구장의 내야지정석을 4700석에서 4000석으로 줄이고 팔걸이를 설치, 자리를 편하게 해 놓았다. 버거킹 KFC LG25시 등 패스트푸드점을 들여놓고 1,3루쪽 복도에 TV모니터를 설치중이다.
지하철 2호선 야구장 출입구쪽의 기념품 판매소 녹지공간에 호프광장을 마련하는 등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도 세워놓은 상태. 두산과 LG는 이를 위해 약 34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화도 대전구장 바깥담장을 5m정도 밀어내고 생긴 공간에 매점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등 막바지 단장중이다. 1200여석이던 지정석을 3500석으로 늘렸고 화장실도 호텔급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아이들의 놀이공간과 호프바도 마련할 계획.
이런 구장의 위탁관리는 궁극적으로 미국과 일본같이 가족과 함께 하는 야구장문화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가 사직구장 등에서 이미 맥주판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 미성년자 음주와 폭력사태를 내세워 잠실구장에서 술판매에 제동을 걸고 있다. 또 위탁관리 첫해라는 점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나올 수도 있다.
과연 구장의 위탁관리가 팬들을 얼만큼 끌어들일지. 만약 성공을 한다면 국내프로야구 발전에 큰 획을 그을 것이 분명하다.
[신보순 기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