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게임 중독증' 신종 질환으로 떠올라
기사입력 2000년 03월 10일 14시 44분
`PC방 중독증'이 신종 질환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30대 남자가 컴퓨터 온라인 게임을 하다 심장마비로 숨진 사고와 관련, 게임 중독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남자는 지난해 12월부터 하루 10시간 이상 게임에 몰두했으며 게임 도중에는 음식도 먹지 않고 며칠씩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는 것.
실제 신경정신과 병의원에는 게임 중독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최근 부쩍 늘어났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02-859-4469) 김진세원장은 "PC방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가출을 하거나 온라인 바둑에 빠져 이혼 위기에 놓여있는 환자들도 적지않다"며 "개중에는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증상이 심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증은 크게 의존증과 금단증상의 두 가지.
먼저 의존증은 게임을 하지 않으면 강박관념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작한 게임이 오히려 게임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된 것.
자기 통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초조, 불안, 짜증, 불면증, 두통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고 부정맥이나 뇌혈류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내과전문의 이인수 애경클리닉원장(02-851-2111)은 "비만 체질로 담배를 많이 피며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의 경우 장시간 게임을 하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의존증과 함께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금단증상.
게임을 끊은 뒤 초조, 불안, 불면증이 극에 달하면서 우울증세를 보이고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여가시간 가운데 절반 이상을 게임에 몰두할 경우 중독증세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업성적이 떨어지거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때 또 게임으로 인한 불만이 주위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하면 게임 중독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세 원장은 "컴퓨터 게임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PC방 보다는 가정에서 일정 시간동안 게임에 몰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운동이나 동아리 활동 등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병원 기자 hospi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