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속 한마음 열정 'MBC 허준'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4시 56분
"이보게 주모, 여기 고추장으로 잘 양념한 `너비아니'를 내오고, 술도 좀 걸러오게."(임현식)
"예∼.예∼."(주모)
"컷! 이 당시에는 고추장이 없었어. 뭐가 좋을까…. 그래, 된장 아니 간장이나 소금으로 대체해."(이병훈감독)
용인 민속촌에서 진행중인 MBC TV 드라마 `허 준'의 촬영현장에선 이런 사소한 부분(?) 마저 스태프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선조말과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도 시대를 가려가며 소품으로 사용해야하기 때문.
하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과 영하의 꽃샘추위속에서도 촬영은 신바람나게 진행된다. 사극 최초 시청률 50%대 입성. 길가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연기자들에게 격려와 환호를 보내는 만큼 몇 번의 NG에도 촬영장은 분위기 화기애애하게 흘러간다.
허 준은 30회를 넘어서면서 극에 중대한 전환기를 맞는다.
우리나라 사극 최초로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의녀(醫女)'들이 드라마의 한 축을 차지하기 때문. `허 준'의 연출진은 원작에 없는 부분을 학계의 고증을 거쳐 드라마에 가미, 정보와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연출진은 드라마 구성에서 황수정(예진 역)을 혜민서에 입격시킨데 이어 성현아(소현 역) 이현경(세희 역) 이주희(채선 역) 등을 긴급 투입하며 이 부분에 힘을 싣고 있다.
찬바람에 손을 호호 불면서도 스태프와 연기자들 모두 의욕에 넘쳐 입을 모은다.
"시청자의 성원에 너무나 감사드리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한 장면 한 장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으니 계속 지켜봐 주십시요."
연기자와 스태프들의 열기가 꽃샘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용인＝신남수 기자 del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