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쇼를 만드는 사람들 연출가 김덕남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4시 39분
"뮤지컬의 참맛은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드라마에 있습니다."
`I LOVE MUSICAL'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연출가 김덕남씨(49)는 `뮤지컬에 미친 사람'으로 통한다. 중학교 2학년때 아동극단에서 배우로 `데뷔'한 뒤 무대를 떠나본 적이 없다. 특히 77년부터 지금까지 극단 현대극장을 올곧게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기도 하다.
"1부가 스타들의 화려한 경연장이라면 2부는 드라마의 감동을 맛볼 수 있도록 균형을 맞췄습니다. `아 이게 바로 뮤지컬의 맛이구나'하는 느낌이 와 계속해서 뮤지컬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톱스타들의 `개인기'를 최대한 살리면서 뮤지컬콘서트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수박 겉핥기'식의 나열적 구성을 피하기 위해 전수경 주원성 부부의 코너를 묶었는가 하면, 코러스를 최대한 활용해 한 작품의 장면을 보듯 배치했다. 2부에서는 또 `요셉과 어메이징 드림코트'의 명곡인 `꿈은 이루어지리'를 오프닝과 피날레에 배치해 관객들에게 `잔상효과'를 주도록 배려했다.
`뮤지컬은 상상력의 극대화를 요구하는 무대예술'이라고 정의하는 김감독은 "최근 뮤지컬이 드라마의 묘미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음악과 춤이 단순한 볼거리에만 머물러서는 안되고 드라마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 이번 빅쇼에서도 `드라마의 감동'을 누누히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83년 `장보고, 열리는 바다'를 통해 연출가로 데뷔한 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요셉과 어메이징 드림코트'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수많은 작품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특히 `장보고'는 전세계 20여개국을 순회하며 여전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현대극장의 대표작.
평소 사람좋기로 소문났지만 작업에 들어가면 꼼꼼하고 매서운 스타일이다. 빅쇼에 매진하느라 최근 체중이 줄었지만 "뮤지컬인들의 큰 잔치에 연출을 맡아 큰 영광"이라며 활짝 웃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