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필중 '옵션보너스 욕심 없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4시 14분
"쳐다보지도 않겠습니다."
두산 `특급 소방수' 진필중(28)이 생전 처음 맺은 옵션계약에 대한 미련을 싹 버리기로 했다.
진필중은 올시즌 순수연봉 1억3000만원에다 4000만원의 옵션을 더해 수치상으로는 1억7000만원까지 바라볼 수 있다. 한데 시즌 뚜껑도 열리기 전에 "내 연봉은 1억3000만원뿐"이라고 `김 새는' 소리를 하는 까닭이 뭘까.
소위 옵션이란게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 깨끗이 포기했다고 보는게 옳다.
옵션계약 내용은 ▲지난해 자신이 세운 구원 아시아기록(52세이브포인트)을 경신하면 2000만원 ▲방어율 타이틀 획득시 1000만원 ▲구원왕 1000만원 등 총 4000만원이다.
우선 구원 아시아기록 경신 가능성부터가 숨이 막힌다. 요코하마의 사사키가 보유한 일본 기록 46세이브포인트(98년)를 훌쩍 넘어선 52세이브포인트로 아시아기록을 세운게 지난해. 132게임을 치르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두번 기대하기는 힘든 수치다.
방어율왕도 진작에 물건너간 얘기. 어깨가 빠지게 던진 지난해도 규정이닝인 132이닝에 턱없이 모자란 114이닝밖에 채우지 못했다. 하물며 올시즌은 한때 두산의 선수협의회 대표로 나서는 바람에 훈련 스타트가 늦어져 이닝수는 더 줄어들 판.
그나마 구원왕이 제일 가깝지만 1000만원 더 받으려고 무리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래서 요즘은 "진필중의 연봉은 최대 1억7000만원"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오히려 맥이 풀린다.
[박진형 기자 ji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