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인영 지난 주말 경륜 3경주서 연속 1위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4시 12분
경륜팬들은 벨로드롬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지난해 3관왕 엄인영 때문에 요즘 베팅 재미가 없다.
달렸다 하면 1위이기 때문이다. 엄인영은 지난해 사상 첫 연대율 100%(매 경주 1,2위 입상)를 기록한데다 지난 주말의 올 1회차 3경주에서 연속 1위를 차지, 승부를 싱겁게 만들고 있다
이런 독주 탓에 그가 뛰는 경주의 단승, 연승식 배당율은 1.0에 가까워 본전치기나 다름없다. 복승, 쌍승식도 1.6∼4.3배에 그치고 있다.
물론 초보자나 안전 위주로 베팅하는 팬들은 좋아한다. `확실한 순위'인 탓에 그를 찍기만 하면 20% 안팎의 수익율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5∼20배의 짜릿한 배당을 노리는 대부분의 팬들은 흔들림없는 레이스의 엄인영이 미울수 밖에 없다.
엄인영은 이런 저런 사연을 알까, 또 선두를 지켜야 하는 부담감에 얼마나 시달릴까.
정작 본인은 담담한 편이다. 팬들이 어떤 베팅을 하든 말든 레이스 본연의 자세로 앞만 보고 달릴뿐 이라는 것.
"스트레스요? 그런것 없습니다. 승부를 초월하려고 노력하는 덕분에 늘 편안한 마음을 유지합니다."
엄인영의 강점은 지독한 승부욕에 시달리면서도 이처럼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과 빈틈없고 꾸준한 훈련에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부터 목요일 오후까지 톱니바퀴처럼 이어지는 스트레칭, 웨이트트레이닝, 벨로드롬 연습, 100㎞ 장거리 등 꽉찬 일정을 너끈히 소화해내고 있다.
또 상대 선수의 특성연구에 열심이고 타고난 순발력에 파워를 겸비, 승부의 요체인 젖히기에 가장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장점외에도 엄인영을 대적할 경쟁자가 별로 없는 것도 2년 연속 연대율 100%에 청신호를 울리고 있다.
`강력 라이벌' 김보현은 부상 회복중이고 `최고의 신인' 지성환은 출장정지로 6월에나 출전이 가능하다.
이래저래 엄인영은 신나는 레이스를 벌이겠지만 고액 배당을 노리는 팬들은 속상할수 밖에 없게 됐다.
[김수인 기자 victor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