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 흐보로스토프스키-소프라노 박미혜 '2국적 만남'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3시 50분
러시아의 혼을 간직한 풍부하고 강렬한 울림과 구슬처럼 투명한 소프라노 콜로라투라의 만남.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38)와 소프라노 박미혜 듀오 콘서트가 오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은발의 귀족적인 외모와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흐보로스토프스키는 지난 97년 어둡고 무거운 베이스에 가까운 바리톤으로 풍부한 색깔의 소리를 쏟아내 국내팬들과 평론가들을 매료시켰다. 러시아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로 레퍼토리를 구성한 당시 무대에서 그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에서 휘몰아치는 격정까지 뛰어난 표현력으로 세계정상급의 성악가임을 확인시켰다.
그는 지난 89년 카디프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스타덤에 올랐다. 흐보로스토프스키의 러시아 민요를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러시아 민속악기를 가져다 놓아야 할 만큼 자신의 음악세계에 관한한 까따로운 성격이지만 2년전 내한공연 뒷풀이에서 `러시아술에 비하면 소주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연거푸 소줏잔을 들이켰다는 일화가 전해질만큼 화끈한 `진짜 러시아인'이다.
그와 한 무대에 서게 된 박미혜는 국내 오페라계를 대표하는 프리 마돈나. `힘있고 맑은 콜로라투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 빈 모차르트 오케스트라와 전속계약을 맺어 국제적 아티스트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러시아 가곡 중심으로 꾸몄던 지난 97년 흐보로스토프스키의 내한공연과는 다르게 모차르트 오페라 `요술피리', `돈 지오반니', `피가로의 결혼' 등과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등에서 발췌한 유명 아리아들로 꾸몄다. (02)598-8277.
[이형석 기자 evol90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