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리체프 이름 뭘로 할까
기사입력 2000년 03월 08일 14시 24분
`신의손'으로 할까. `구체포'로 할까.
안양 LG 조광래 감독이 8일 손에 쥔 사리체프(40．GK)의 한국이름 후보작이다.
조감독은 이달 초 사리체프의 귀화결정이 나자말자 근사한 한국이름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이 한국사람이니 이름도 한국식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막상 작명하려 마음먹으니 신경쓰이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라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며칠을 고민하며 끙끙 앓는 조감독을 곁에서 지켜보던 부인이 아이디어를 냈다. "중요한 이름이니 전문가에게 맡겨보자"며 평소 천명학에 밝고 작명에 능하다고 알고 있던 이영기씨(47．명문당 대표)을 추천한 것.
조감독과 사리체프 그리고 안양 구단관계자 몇명이 이씨를 찾아간 것은 7일. 식사를 같이하면서 사리체프의 신상과 한국에 귀화하게 된 사정을 일러줬다. 이씨는 사리체프의 천명학적 운세와 앞으로 후손에게 좋은 본관, 그리고 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길 수 있는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12시간의 `산고'끝에 나온 후보작이 `신의손'과 `구체포'.
`신의손'은 사리체프가 98년 은퇴하기 전까지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여 팬들과 언론에서 붙여준 별명인 `신(神)의 손'에서 따왔다. 또 직업이 GK라 `손(手)'자를 넣어주는 것이 운세에도 맞아 최종심사까지 올랐다.
`구체포'는 안양의 구단주 성씨인 `구'에다 사리체프의 마지막 두자를 한국식으로 `체포'라고 발음해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 이름에는 또 사리체프가 `공(球)을 체포하라'는 직업정신도 담겨져 있고, 영어로 발음할때는 `굿(good) 체프'로 발음돼 `선량한 사람인 사리체프'라는 뜻도 된다.
그리고 신씨이든 구씨이든 본관은 사리체프가 살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로 정하기로 했다.
조감독은 이씨가 내민 두 이름을 사리체프와 상의,마음에 드는 쪽으로 정하게 할 작정이다.
[추연구 기자 pot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