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칼럼 파문 확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8일 14시 24분
`전여옥칼럼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방송인 전여옥씨가 지난 2월 23일자 스포츠조선에 기고한 칼럼 `3류의사는 가라'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씨의 칼럼은 환자 가족의 입장에서 응급실 당직자였던 한 소아과 의사의 불친절을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 이 글에 대한 격렬한 설전이 연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논쟁은 처음엔 스포츠조선 인터넷 홈페이지(www.sportschosun.com)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젠 경실련 등 여러 사회단체 홈페이지에도 전씨 칼럼에 관한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청년의사' 등 의학잡지, 각 대학병원 사이트에도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파문은 전씨 칼럼이 나가고, 이종국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소아과 과장의 반론이 실리고, 전씨가 이를 다시 맞받아치면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최근 10여일간 경실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학관련 글의 절반 가량이 전씨의 칼럼을 다루고 있다. 의약분업에 관한 글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스포츠조선 홈페이지에도 130여건의 글이 올라와 있다. 벌써 2만 5000여명이 게시판을 다녀갔다.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뉜다.
`고래'란 ID 사용자는 `아픈 아이의 엄마로서 의무에 소홀했던 의사를 꾸짖은 것이었다'고 전씨를 옹호한다. `부당한 의료행위를 지적한 용기있는 행위', `전씨는 모든 환자의 대변자'라는 반응도 있다.
또 의사들에게 `전씨 비판을 그만두고, 더욱 친절하고 실력있는 의사가 되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의사들을 변호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상상'이란 ID 사용자는 `전씨는 공인으로서 감정을 절제해야 했다'고 비판한다. `전씨는 의사를 일단 믿어야 했다' `과격하고 편견에 차 있다'는 것이다. `참의료를 위한 시민운동에 발벗고 나서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양비론도 많다. `의사는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 전씨는 의료체제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경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논쟁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노진우씨는 "잘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자"고 말한다. 주간지 `청년의사'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주웅씨는 "전씨와 의사들 모두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바람직한 의료문화를 만들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정식기자 da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