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on a first name basis
기사입력 2000년 03월 08일 14시 24분
We are on a first name basis
우린 말트고 지내는 사이야
자신의 이름과 성을 영어로 표현하는데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은 아마 없을 거예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명함을 만들 때 실수를 하곤 해요.
명함을 주고 받는 일이 드문 서양과는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누구를 처음 만나서 명함을 주고 받는 것이 관습이지요. 저도 많은 분을 만나며 명함을 제법 받았는데 영문으로 표기된 쪽에 새겨진 이름이 잘못된 경우를 보거든요.
영문으로는 이름(first name)이 먼저 간다는 것은 다들 아시니까 이름을 먼저 쓰기는 하는데, 이름 다음에 `,'를 찍고 성(last name)을 쓴 명함들이 다수 되더라구요. 이름 다음에는 그냥 성을 써야 하는데 말이죠. `,'는 성을 먼저 쓸 때만 사용하는 거랍니다.
그러니까 저의 이름을 명함에 새긴다면 미국식대로 이름을 먼저 써서 `Joungwon Shinn'이라 하던지, 우리식대로 성을 먼저 쓰고 싶으시다면 `Shinn, Joungwon'이라 하셔야 한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는 어릴 때 친구 외에는 없을 거예요. 사적으로는 `아범', `어멈', 또는 `아무개 엄마' `아무개 아빠', 공적으로는 직함을 쓰잖아요.
그런데 공적으로 만난 이들이 만나고 얼마후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면 그들의 관계에 대해 무얼 알 수 있을까요? 서로 말트고 지내는 거잖아요, 친해진거죠 뭐.
이걸 두고 `on a first name basis(서로 이름을 부르는)'라 해요. 우리는 아무리 잘 안다 해도 공적으로 아는 이의 이름은 서로 안 부르잖아요. 하지만 그들은 그래요. 그래서 "나 그 사람하고 친해"를 말할 때 `말트고 지내는 사이야'인 "He and I are on a first name basis"를 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