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코트비전] 기아 '창', 삼성 '방패' 보다 강해
기사입력 2000년 03월 08일 14시 01분
농구 명가임을 자부하는 팀답게 두팀의 전력은 안정돼있다.
삼성은 정규리그 3위가 말해주듯 센터 싱글턴을 중심으로 가드진과 슛터들이 잘 포진돼있지만 스몰센터가 용병이 아닌 점이 아쉽다.
기아는 정규리그에서 비록 6위에 그쳤지만 팀 구성원만큼은 우승 후보다. 국내 최고의 가드인 강동희와 슛과 수비가 좋은 김영만을 보유하고있으며 황문용 정인교 등 백업요원 역시 풍부하다. 다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인 와센버그와 센터 저머니가 삼성의 싱글턴에 비해 가벼워 보인다.
또한 두팀은 팀 컬러도 분명하다.
삼성은 수비를 주무기로 하는 팀이며 기아는 강동희를 중심으로 한 공격농구의 표본이어서 플레이오프는 공격 농구와 수비농구를 지양하는 칼과 방패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이 정규리그의 열세(2승3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주희정을 축으로 하는 속공을 개발해야 한다. 수비가 좋은 팀 컬러를 수비에서만 교착시킨다면 오히려 체력만 떨어져 활발한 공격을 펼칠 수 없다. 공격력이 좋은 헌터와 문경은이 고전하는 원인이 수비 부담일지도 모른다. 기아 노장 강동희와 정인교, 부상에서 회복한 김영만과 저머니를 괴롭히기 위해서는 그들이 수비에 치중토록 해야 한다.
기아의 전력은 정규리그의 우세가 말해 주듯이 우연이 아니다. 다만 와센버그를 자제시키면서 강동희의 공격력을 최대한 살려야 김영만도 살아난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김영만의 득점은 스스로가 아니라 팀에서 만들어줘야 한다.
이변이 없는 한 `창'을 든 기아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