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스크린에 이어 브라운관 엄습
기사입력 2000년 03월 08일 14시 01분
안영준 기자
7일 비디오로 출시된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우성시네마)는 `논쟁적인 공포물'이다.
전편인 `여고괴담'(98년)은 마지막 장면에 풀어졌던 관객들을 다시 긴장시키는 귀신을 등장시킴으로써 속편을 일찌감치 예고했지만, 사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내용면에서 전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속편이다.
지난 연말 극장개봉된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전편의 흥행성적에는 크게 못미쳤다. 이처럼 대중성 면에선 전편보다 떨어지지만,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마니아층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내면서 만만치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여고생이 교정에서 비밀스러운 일기장을 줍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한 아이의 투신자살 사건이 벌어진 후 혼란스러운 교정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다루고 있다. 전통적인 내러티브를 파괴하고, 현란한 카메라워크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남성같은 여학생에게 느끼는 동성애, 사제간의 미묘한 감정 등을 그리면서 십대들의 감수성을 예리하게 파고든 게 이 영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30대 초반의 김태용 민규동 감독이 공동연출한 이 작품은 한국영화계에서 젊은 감독의 능력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작품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달 베를린 영화제 마켓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박예진 김민선 이영진 등 신인들이 주역을 맡았다.
[안영준 기자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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