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 현대 서울 입성 수용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23시 45분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겸 (주)두산 회장은 7일 "프로야구 중흥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현대가 서울로 프랜차이즈를 옮기는데 대해 두산은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LG와 함께 서울을 양분하고 있는 두산 구단의 모기업 회장이자 프로야구 수장인 박총재의 이날 발언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수도권 연고지 문제를 교통정리할 획기적인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현대의 서울 입성을 용인한 이상 나머지 한쪽의 기득권자인 LG만 동의한다면 일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현대가 양구단으로부터 2∼3년내에 서울 `무혈입성'을 약속받는다면 올시즌은 인천만을 연고로 하고 수원을 포함한 경기도를 SK에 무상으로 넘겨줄 수 있어 연고지 싸움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는 결론이다.
박총재는 "연고지 문제가 우선 해결되면 SK의 프로야구 참가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란 생각에서 이같은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종전까지 두산과 LG 양구단은 현대가 서울로 프랜차이즈를 옮길 경우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방침이었고, 현대 역시 SK에 경기도를 내주는 대가로 250억원 이상의 `권리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물론 연고지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SK의 프로야구 참여에는 선수수급 방안 등 걸림돌이 남아있다.
그러나 일단 한가지 큰 숙제가 풀린다면 새로운 전기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두산의 결단은 매우 고무적이다.
[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