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남자로 브라운관에 돌아온 '최민수'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15시 06분
`알고 보면 나도 부드러운 남자!'
`모래시계'의 터프가이 최민수(38)가 중후한 로맨티스트가 돼 돌아왔다.
6일 첫선을 보인 SBS TV 월화드라마 `사랑의 전설'(극본 박예랑 연출 최문석).
`모래시계'나 `백야 3.98'에서 보여지던 기존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이번엔 첫사랑 황신혜와 자신을 흠모하는 이승연을 사이에 두고 감성적인 사랑을 펼쳐가는 변호사 한민석으로 탈바꿈했다. 나이들면 잊혀질 것같은 아련한 첫사랑의 실체를 뜨겁게 일깨우는 남자다.
최민수는 2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면서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유없이 늘 어깨와 목소리에 힘을 실어 `무게파'로 통했던 그다. 부드럽게 달라진 그를 만나 드라마 얘기와 그간 근황을 들어봤다.
-오랜만에 시청자 곁으로 돌아왔는데.
▲`백야 3.98'에 출연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내게 맞는 작품과 인연이 닿지 않았을 뿐이다.
-극중 한민석 변호사의 캐릭터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헤어졌던 옛 연인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따뜻이 보듬어 안으려는 남자다.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의도적인 변신인가.
▲아니다. 타고난 성격과 스타일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난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는데 다만 주변에서 그렇게 보고 판달할 뿐이다. 연기자는 극중 배역 따라 스타일이 달라보일 경우가 많다. 아무튼 극중이든 실제로든 부드럽게 비쳐진다니 너무 행복하다.
-결혼한 아내 강주은씨와는 보기드문 잉꼬부부로 소문이 나있다.
▲벌써 결혼 7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우린 신혼 기분으로 살고 있다. 네살짜리 아들 유성이가 올부터 유아원에 다닌다. 재롱 떠는 아들과 보내는 시간도 내겐 커다란 기쁨이다.
-인터넷 사업을 준비중이라는데.
▲난 옆에서 도와만 줄 뿐 아내가 꾸려가는 사업이다. 아내가 오래전부터 자기생활을 갖고 싶어했고 유성이도 웬큼 컸으니 적극 후원해줄 생각이다. 결혼후 그동안 내조를 잘해왔으니 이젠 내가 외조를 할 생각이다.
-촬영 스케줄이 없는 날은 어떻게 보내는가.
▲헬스로 기본 체력을 다지고 얼마전부터는 승마와 검도를 즐긴다. 비디오로 국내외 영화를 빠짐없이 보는 일은 20여년째 변함없다.
-할리우드 진출소식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영화출연과 관련해 몇번 제의를 받긴 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때문에 미국으로 이주한다는 얘기도 앞서간 추측일 뿐이다. 이번 드라마가 끝나면 현재 거론중인 명성황후의 얘기를 다룬 영화 `정인' 등 한 두편의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며 가을쯤 바람을 쐴 겸 아내와 함께 미국에 다녀올 생각이다.
[강일홍 기자 e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