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김성철 족쇄수비 충돌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14시 07분
농구대통령의 연륜이냐, 신인왕의 패기냐.
삼보 허 재(35．1m88)와 SBS 김성철(24．1m95)이 8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막이 오르는 6강 플레이오프서 `정면충돌'한다.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혈전'은 이들의 손끝에서 갈린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삼보 전력의 절반'인 허 재와 SBS의 기적 같은 `6강진출 원동력' 김성철은 서로에게 십자선을 맞췄다.
허 재는 코칭스태프로부터 김성철을 철저히 막아내라는 `특명'을 받았다.
김성철만 묶는다면 SBS의 내외곽 코트밸런스가 무너져 손쉽게 이길 것이란 판단.
올시즌 SBS에 2연승한 삼보는 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무섭게 살아나기 시작한 김성철의 스피드와 슈팅감각을 잠재우지 못해 내리 3패를 당하고 말았다.
허 재가 새내기 김성철을 얕보고 밀착방어하지 않은 게 원인.
SBS 김성철도 악착같은 찰거머리 수비로 삼보 허 재의 평상심을 흔들어 승부의 추를 SBS로 돌린다는 작전이다.
허 재를 봉쇄한다면 자연스레 신기성까지 무너지는 효과도 생겨 삼보의 `투가드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
6일 생애 한번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에 오른 김성철은 "혈기와 파이팅이 어떤 것인지 허 재 선배에게 보여주겠다"며 승부욕을 불태운다.
슈퍼루키의 도전장을 받아쥔 허 재는 "어린 동생이 열심히 하는 건 기특하지만, 진짜 프로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이참에 알려주겠다"며 여유있게 받아넘긴다.
[이백일 기자 maver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