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내 생애 이렇게 감격스럽긴 처음'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01시 16분
"상을 많이 받아봤지만 이렇게 감격스럽기는 처음이네요…, 하여튼… 한국농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평소 청산유수같은 인터뷰 솜씨를 뽐내던 서장훈(26．SK)은 마이크 앞에서 목이 갈라진채 말을 머뭇거렸다.
67표중 60표의 압도적인 득표율도 그렇지만 지난 3시즌동안 우승팀에서 MVP를 배출했던 관례에 비추어 보면 작은 이변이었다. 지난해 리바운드왕에 오르고도 신인상을 놓쳤던 가슴앓이는 약이 된 셈이다.
－수상 소감은.
▲기대는 했지만 `이번에도 또 떨어지겠지'라고 생각했다. 연세대 1학년때 받은 농구대잔치의 신인상과 MVP는 철이 없던 시절이라 상의 가치를 몰랐는데 지금은 너무 기쁘다.
－2위와 표차가 많이 났는데.
▲잘 하던 현대가 3연패한 반면 SK는 지난 시즌 8위에서 2위에 오른 데 대한 노력상인 것 같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이길 자신이 있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현대가 앞서는 건 인정하지만 우리가 도전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실력에 비해서 인기가 높지 않은 이유는.
▲주장이다보니 어필도 잦고 플레이가 화려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개인적으론 팬들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은퇴한 이후에도 모든 국민들이 `서장훈은 정말 괜찮은 농구선수였다'고 회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NBA의 칼 말론과 팀 던컨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농구를 하고 싶다.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