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들 감초연기에 포복절도 영화 '신혼여행'
기사입력 2000년 03월 06일 15시 10분
`신혼여행'(나홍균 감독－태창흥업 제작)은 `신혼여행지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퓨전 코미디 영화.
새신랑(차승원)이 눈알이 없어진 채 무참하게 살해되고, 한 호텔에 묵은 7쌍의 신혼커플이 모두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범인찾기' 게임이 벌어진다.
`신혼여행'은 `누가 범인일까?'란 미스터리에만 집착하지 않고, 조연들의 감초연기로 웃음을 자아내면서, `첫날밤'의 야한 베드신을 카메라에 담아 시선을 자극하는 복합장르 영화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서 살인사건 현장에 포와로란 명탐정이 끼여 있듯이, `신혼여행'의 살해현장에도 형사(황인성)가 한명 포함돼 있다. 형사가 신혼여행지에서 수사팀을 이끌고, 한명 한명씩 불러가면서 진술을 듣고, `라쇼몽'처럼 각자의 시각에 따라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진실을 한꺼풀씩 벗겨가는 방식.
`폭소탄'은 조연들이 터뜨린다. `코르셋' `총잡이' 등 다수의 한국 코미디영화에서 빛나는 조역으로 활약했던 엄춘배가 사이비 교주 역할을 맡아 웃음을 주도한다. 변태섹스신을 보여주기도 하는 엄춘배는 형사의 진술 요구에 "나는 행사한다, 묵비권을"이라고 말하며 폭소를 자아낸다.
또 이인철－신신애 콤비의 `코피 나는' 베드신도 웃긴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주목받았던 조은숙,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옷벗기 끝말 잇기 게임'의 희생자였던 이지선은 파격적인 베드신 연기를 펼쳤다.
(11일,피카디리 코아아트홀 브로드웨이 동아 씨네플러스 키네마 롯데1 등)
[안영준 기자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