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곰돌이와 돌격대 '10달러 차이'
기사입력 2000년 03월 06일 14시 05분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위 두산과 꼴찌 쌍방울은 나란히 하와이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렸다. 낮최고 기온이 섭씨 25도를 오르내리고 쾌적한 날씨 덕분에 양팀 모두 흡족한 표정. 하지만 성적 만큼이나 양팀의 전훈생활은 딴판이다.
두산은 호놀룰루시 다운타운의 최고급 알라모아나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유명한 와이키키 해변까지 걸어서 약 20분 거리고 주변에 백화점 음식점 쇼핑몰 등이 운집해 있다. 반면 쌍방울의 숙소는 펄시 외곽의 허름한 콘도. 휴식일에 피로를 풀기위해 밖으로 나가도 아무것도 없다. 변변찮은 술집을 찾으려면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해야 한다. 쌍방울 선수들의 유일한 낙은 인근 할인매장에서의 쇼핑.
두산의 일급숙소와 쌍방울의 `여인숙급' 숙소는 하루 10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쌍방울은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이곳을 택했다. 쌍방울은 지난해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일시보유를 신청하기 전 전훈숙소와 식당을 미리 예약했다. 구단의 빠듯한 재정사정으로 초절감 예산을 편성했었다. 일시보유중인 KBO가 자금을 집행하는 마당에 이마저도 `감지덕지'지만.
두산은 한달간의 전훈 동안 선수들이 따분해 하지 않아 좋았다고 주장하고 쌍방울은 놀 수있는 여지를 원천봉쇄했다고 맞선다. 아무튼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훈련한 두팀은 7일 같은 비행기편으로 귀국한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서 한화에 4연패해 울분을 삼켰던 두산, 최악의 2할대 승률을 기록한 쌍방울. 두팀의 올해 가을 표정이 궁금하다.
[하와이＝박재호 특파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