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남자의 대명사, 김상중
기사입력 2000년 03월 05일 16시 57분
항상 편안한 느낌을 주는 연기자 김상중은 의외로 튀는 캐릭터를 주로 맡
아왔다. SBS TV '고스트'에서 악령 역할,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에서 지
능이 모자라는 여인숙집 남자 역할 등등
.하지만 4일 개봉된 영화 '산책'(이정국 감독－지오엔터테인먼트 제작)에
선 '평소 느낌 그대로'의 김상중을 만날 수 있다. 옛 연인을 잊지못해, 그
녀가 즐겨듣던 음악을 항상 틀어놓는 레코드숍 주인 영훈 역할이 그것이
다.
"평범한 모습을 그리는 게 더 힘들더라구요. 처음엔 호흡의 강약조절
에 애를 먹었는데, 차츰 물 흐르는 듯한 연기에 익숙해져 갔어요."
이 영화에서 그는 통기타를 친다. 극중 그와 '386 또래' 친구들은 매
년 한번씩 연주회를 가지며 '일상 탈출'을 시도한다.
" 저희가 학교 다닐 때는 대학가요제에 나가는 게 꿈이었잖아요. 그래서
중학교 때 드럼을 배웠는데, 그때 어깨너머 기타 치는 법도 조금 알게 됐어
요. 그걸 영화 에서 써먹을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김상중은 `산책'이 자신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소시민적 삶을 카메라의
기교없이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좋은 수필집을 읽을 때 특별히 마음을 흔들어놓는 것은 없어도, 다 읽
고나면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잖아요. 관객들이 '산책'을 보고나서 '좋은
휴식을 취했구나' 란 생각을 하길 바라면서 연기를 했어요."
김상중은 이번 작품 이후에는 다시 강한 캐릭터로 돌아간다.
5월 개봉예정인 영화 '아나키스트'에선 냉철한 테러리스트 역할이고, 현
재 촬영을 진행중인 SBS TV '경찰 특공대'에선 특공대장역이
다.
[안영준 기자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