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최철한 3단 ●원성진 2단

기사입력 2000년 03월 05일 15시 18분


제10보(133∼157)＝국면은 아직도 백이 두텁고 미세하나마 집으로도 앞서 있다. 흑으로선 막바지 추격이 승부의 관건이라 할수 있겠다.

흑 33은 15분을 투자한 공수겸용의 한수. 즉 중앙말의 연결을 도모하면서 우변 백말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예기치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흑 33을 둘 때 원 2단은 전혀 우변 백말을 잡자는 의도가 아니었으며 사실 쉽게 잡힐 말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백 34때 흑 35를 두면서 의외로 백말의 삶이 만만치 않음을 알고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백 34는 `설마'하는 안이함에서 온 패착이었다. 거의 노타임으로 응수한 것만 봐도 백의 방심의 흔적을 알 수 있다. 이 수(백 34)를 두기 전 백으로선 약간의 테크닉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백 1．3이다. 그래놓고 백 5로 지켰으면 최소한 잡히는 불상사는 없었다. 이후 16까지 끝내기 과정을 상정한 것인데 눈터지는 계기바둑. 수순 중 백 11은 흑 A를 방지한 절대점. 본보 57까지 속절없이 백말이 잡힌 것은 뜻밖이었다.

[해설．원성진 2단/글．공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