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코'사 설립한 재미실업가 윤봉기氏
기사입력 2000년 03월 05일 15시 18분
"조국에서 뜻있는 일을 하려 하지만 조국의 벽은 너무 높아요."
서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프리카 가나를 거점으로 세계무대를 뛰는 재미교포 실업가 윤봉기씨(51·미국명 댄 윤).
그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마산상고)를 졸업한 후 74년 맨주먹으로 미국으로 유학, 성실과 진실을 무기로 성공한 사람이다.
사업가로 한국땅을 밟은 것은 98년. 연간 매출 1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주)트라이밸리 인터코사의 한국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1달러가 아쉽던 IMF 시절, 서울에 100% 외국인 투자회사로 1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제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이제 제 성공의 열매를 고국에 돌려주고 뿌리를 내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외국인 대접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몇번이나 포기하려 하다 이를 악물고 참았다. 다른 나라였다면 당장 투자를 회수하고 돌아갔겠지만 고국이 아닌가.
무역업을 주로하는 트라이밸리 인터코사는 현재 미국 MIT공대 연구소와 샤프랩(Sharp Lab)의 합작품이자 FDA(식품의약청) 승인을 받은 제품 GB빌더를 판매하고 있다. 인체 성장 호르몬의 생산을 향상시키고 성장률에 큰 영향을 주는 GB빌더의 주 시장을 한국 및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동남아로 잡고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올 매출예상액은 약20억원.
한편 트라이밸리 인터코사 본사는 무역업으로 연간 1000만달러(약11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윤씨가 공동출자한 가나의 킴베(Kimbe)사는 세계은행(IBRD)의 프로젝트를 대행하는 가나정부 컨설팅 회사로 다이아몬드 사업, 금광과 고속도로개발 등을 주 사업으로 한다.
하지만 그가 돋보이는 것은 성공한 사업가에 앞서 그 성공을 아낌없이 고국에 환원시키고 있는 점이다. 한국에 올때마다 시간을 쪼개 찾는 충남 논산 보육원 `계룡학사'를 찾는 그는 백성기씨(47)가 골프 지도하는 보육원생들을 도울뿐 아니라, 올7월에는 이들을 초청, 미국 전지훈련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가하면 현재 미국 만레이에서 머물며 현지훈련중인 농아출신의 프로골퍼 이승만군(19)의 후원회장을 맡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 트라이밸리 인터코사의 순이익을 고국의 골프꿈나무 육성에 쓰겠다는 것이 윤씨의 뜻. 그는 아들 종균(14·캘리포니아 하이스쿨)에게도 네살때부터 골프를 가르쳐 미국 파시티엠프 주니어골프대회 3년 우승을 기록할 정도로 골프를 사랑한다.
[이화순 기자 m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