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허재 'PO 기싸움'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16시 57분
"예비 준결승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
삼보 엑써스 허 재(35．1m88)와 SK 나이츠 서장훈(26．2m7)이 신구 스타의 자존심을 걸고 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맞붙는다.
3일 현재 2위가 확정된 SK(31승13패)와 공동 3위에 오른 삼보(22승22패)는 준결승에서 만날 공산이 크다.
6강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2,3,6위가 한조를 이루기 때문. 상대전적에선 SK가 3승1패로 앞선다.
현대는 지난해 11월 시즌 개막전에서 SK에 당한 패배를 최종전에서 되갚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체력과 베스트 5의 전력이 탄탄해 어느 해보다 우승권에 근접해있다"고 자신해온 허 재는 손끝 하나로 승부를 쥐락펴락하는 '농구 천재'.
동료들에게 찔러주는 예리한 패스와 어느 위치서든 매끄럽게 빨려들어가는 3점포, 장신숲을 뚫고 올려놓은 레이업은 완숙미가 묻어난다.
게임당 16.7득점에 5.3어시스트.
1위를 확정지은 현대보다 경험이 뒤지는 SK가 플레이오프 상대로 수월하다는 판단이어서 기필코 3위를 굳혀야 할 처지다.
'실력파를 만날수록 승부욕이 당긴다'는 서장훈에겐 삼보전이 정규리그 MVP의 마지막 유세장이다.
서장훈은 2일 LG전 패배로 현대와 동률을 이루려던 꿈이 무너졌지만 깔끔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평균 24.11득점과 9.95리바운드의 더블더블급 활약과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 팀을 선두권으로 끌어올린 1등공신이 바로 그다.
외나무 다리 맞은편에 선 허 재와 서장훈의 눈에 불꽃이 튄다.
[김미연 기자 ibi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