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클린업 트리오, 응급복구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15시 53분
롯데에 새로운 클린업 트리오가 떴다.
우드(33)-김응국(34)-손인호(25). 박정태와 마해영이 선수협 일로 빠지
고, 호세가 메이저리그로 이적하는 바람에 졸지에 풍비박산한 중심타선이
한달만에 겨우 복구됐다.
가고시마 전지훈련 도중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보강한 우드야 웬만큼 예상
됐던 멤버. 어차피 호세의 공백을 메우려고 뽑았으니까. 하지만 김응국
과 손인호는 뜻밖이다.
1번 타자로 뛰었던 김응국은 줄곧 부담이 적은 6번을 원했었고, 지난시즌
투수에서 타자로 전공을 바꾼 손인호 역시 대뜸 중심타선에 박히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얼핏 봐도 김명성 감독의 고뇌가 뚝뚝 묻어나는 판짜기다.
아무렴 작년만이야 할까. 33게임 연속안타의 박정태(0.329), 타격왕 마해
영(0.372·35홈런), ‘불방망이' 호세(0.327·36홈런) 등 내로라하는 거포
들이 묵직하게 눌러앉아 있었으니.
하나 김감독은 아쉬운 대로 기대가 크다.
우드의 경우 비록 ‘큰 것'은 안 나오지만 타격의 정확도가 뛰어나 든든하
고, 노장 김응국 역시 방망이 하나는 여전히 믿을만해 마음이 놓인다.
문제는 손인호. 실전에서 얼만큼 때려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만
점짜리'다. 겨우내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방망이를 휘두른 덕분에 맞았다
하면 두개 중의 하나는 담장너머다.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 별 걱정은 안 합니다. 나중에라도 박정태나 마
해영이 합류하게 되면 더욱 좋고요.”
김감독의 말투로 미뤄 롯데의 새 클린업 트리오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
하다. [최재성 기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