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선수협 힘내라' 1000만원 후원금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02시 38분
3일 오전 9시5분(이하 한국시간) 포트마이어스 해먼드구장에서 열리는 미네소타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구원등판을 앞둔 이상훈은 지난달 26일 선수협 송진우 회장 명의의 통장(신한은행 359－02－146898)을 통해 후원금 1000만원을 입금시킨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상훈의 1000만원은 2일 현재 이 통장에 접수된 후원금 약 5000만원 가운데 익명의 후원자 2명이 각각 기부한 액수와 함께 최고액으로 기록됐다.
이상훈은 지난달 25일 선수협의 양준혁(31．해태)을 통해 처음으로 후원의사를 밝혔었다. 이상훈은 양준혁의 휴대폰으로 직접 국제전화를 걸어 "어떻게든 돕고 싶지만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고 전한뒤 "성의표시로 후원금을 보내려고 하니 통장번호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당시 통장번호를 외우지 못하던 양준혁은 "내일 다시 전화하면 알려주겠다"고 통화를 끝냈고, 이상훈은 26일 다시 전화를 걸어 번호를 확인한후 곧바로 입금시켰다. 양준혁은 "그동안 후원 콘서트 등으로 겨를이 없어 입금사실을 알지 못했으나 2일에야 지난 26일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깜짝 후원금'은 평소 선수협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온 이상훈의 의사가 그대로 전해진 것이다. 지난 1월 보스턴으로 간 이상훈은 "심정 같아서는 당장 갈려가 동참하고 싶다"며 선수협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었다. X본지 1월26일자 보도〉
이상훈은 LG시절인 지난 96년 노조결성을 주도하다 실패한 바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구단의 강성대응에 진이 빠져있던 선수협은 갑자기 날아든 후원금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양준혁은 "돈의 액수보다 우리가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다"고 감격해 했다. 양준혁은 "(이)상훈이는 미국에 가기 전에도 `보스턴에 가지않고 선수협을 돕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며 "(이)상훈이의 뜻을 살려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김우석 기자 kwoose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