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순 2년만에 연극'불좀 꺼주세요'로 무대 귀향
기사입력 2000년 03월 02일 14시 35분
개성파 배우 정경순이 고향인 연극무대로 돌아온다.
`엄마 안녕' 이후 2년만에 밟는 무대는 90년대 화제작을 리바이벌한 `불좀 꺼주세요'(이만희 작, 황인뢰 연출).
영화 `창'이나 드라마 `LA아리랑' `은실이' 등에서는 주로 투박하고 코믹한 역할로 인기를 모았지만 연극무대에서 정경순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돌아서서 떠나라' `엄마 안녕'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등 묵직한 작품들에서 펄펄 끓는 에너지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불좀 꺼주세요'는 그런면에서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는 작품. 젊은 시절 사랑했던 남녀가 중년이 되어 만나 옛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흐름에서 정경순은 1인7역을 연기한다. 남자의 아내, 미국여자, 비서, 모친, 사회자 등. 적재적소에 등장해 코믹하고 재미있고 눈길을 확 끄는…, 말그대로 톡톡 튀는 감초연기를 선보인다.
오랜만에 친정에 돌아온데다 역할이 역할이니 만큼 "즐겁고 신나고 재미있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간다. 역할이 다양해 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하는게 신경쓰인다고 `엄살'을 피우지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의 묘한 긴장감은 벌써부터 그녀를 바짝 달궈놓고 있다.
"연극은 혼을 빼는 작업입니다. 매일 매순간 심지어 꿈속에서도 그것만 생각하게 되거든요."
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16-1501
[김형중 기자 h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