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후보작등 외화-방화 5편 3일 동시개봉
기사입력 2000년 03월 02일 14시 35분
4일 극장가에는 한국영화 3편과 아카데미상 시상식(26일)을 앞두고 후보에 오른 2편이 개봉된다.
한국영화는 `구멍' `산책' `종합병원－천일동안'이고, 이미 개봉한 `아메리칸 뷰티'와 함께 오스카상을 노리는 영화는 `리플리' `그린 마일'이다.
`구멍'은 최인호 원작, 김국형 감독, 안성기 주연 작품. 소외와 광기, 불안과 공포가 혼재한 세기말을 배경으로 섹스에 탐닉했던 외과의사가 블랙홀같은 혼돈속으로 빠져드는 하루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단성사,키네마,이화예술 등)
김상중 박진희 주연의 `산책'은 `자연주의 멜로'를 표방한 영화. `편지'의 이정국 감독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레코드숍 점원 역의 박진희가 `간첩 리철진' 때보다 훨씬 원숙해졌다.(서울,동아,코아아트홀,신촌그랜드 등)
`종합병원'은 동명의 히트 TV시리즈를 영화화한 것. MBC TV `종합병원'을 통해 `스타 PD'로 명성을 날렸던 최윤석 감독이 연출했고, 역시 이 프로로 스타덤에 올랐던 신은경이 주연을 맡았다.(서울 명보 시네코아 강변CGV11 등)
`리플리'는 거장 안소니 밍겔라 감독이 알랭 들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 맷 데이먼의 연기도 좋지만, 쥬드 로(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의 섹시한 매력이 더 빛을 발한다.(서울 명보 허리우드 중앙 씨티 대한 강변CGV11 등)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그린 마일'은 `쇼생크 탈출'의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만든 교도소 영화. 스필버그가 관람도중 4번 눈물을 흘렸다는 외신이 전해졌지만, 국내 시사회에선 3시간 1분이란 상영시간이 다소 길다는 평도 나왔다. 약간 살이 오른 톰 행크스보다 거구의 흑인배우 마이클 클락 덩컨이 더 인상적.(서울 단성사 명보 중앙 씨티 씨네플러스 등)
[안영준 기자 june＠ 전상희 기자 frog＠]
전문가 평점
◇구멍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고전적이면서도 알차게 풀어냈다. 김국형 감독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그렸다. ★★★★(영화평론가 강한섭)
▲실험성이 강하지만, 시공간을 넘나드는 부분이 명확하게 표현되지 못해 아쉬움을 준다. ★★☆(영화평론가 김시무)
▲신인감독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희귀한 작품. 안성기에게 연기전환점을 가져온 잊지못할 가작. 김국형 감독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 (영화평론가 양윤모)
◇산책
▲산소같은 영화. 아름다운 촬영, 마음의 깊이가 느껴지는 연출, 섬세한 음악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다. ★★★(영화평론가 양윤모)
▲결말에서 386세대의 문제의식을 너무 쉽게 봉합한 듯한 아쉬움도 있지만, 진솔하고 담백한 연출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영화평론가 김시무)
▲70년대 포크송의 정신을 가진 무공해 영화. ★★★(영화평론가 심영섭)
◇`종합병원－천일동안'.
▲종합병원이 연애당인가? ★★☆ (영화평론가 심영섭)
◇리플리
▲재즈가 클래식을 만났을 때. 화사한 만연체 영화, 고급스러운 품격의 영화. 주목에 값한다. ★★★★(영화평론가 양윤모)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원작을 잘 살려냈다. 추리소설과 영화란 장르를 화학적으로 잘 결합시킨 영화. ★★★★(영화평론가 강한섭)
▲르네 클레망의 `태양은 가득히'와는 또다른 재미. 결말도 틀리고, 동성애적인 코드도 흥미롭다. 맷 데이먼의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영화평론가 김시무)
◇그린 마일
▲`쇼생크 탈출'과 같은 원작자와 감독이지만, 죄수에서 교도관으로 주인공이 바뀌었다. 기적의 이야기속에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고, 흑인을 구세주의 이미지로 내세운 점도 파격적이다. ★★★★(영화평론가 김시무)
▲이색적인 소재를 관습적인 할리우드 스타일로 그렸다. 때문에 매우 감동적이지만, 매우 지겹기도 하다. ★★★(영화평론가 강한섭)
▲순수하고, 심성이 고운 사람이 쉽게 지쳐 버리는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영화평론가 양윤모)
▲근자에 보기드문 정통스토리. 감동이 샘솟으면, 3시간도 빨리 간다. ★★★☆(영화평론가 심영섭)
▲캐릭터 묘사 및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3시간이 1시간 같다.★★★★(영화평론가 전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