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시즌 막판 투입
기사입력 2000년 03월 02일 14시 25분
현대 신선우 감독은 한때 게임리더 이상민(28．1m82)을 정규리그 대신 플레이오프부터 투입할 생각이었다.
1월13일 SBS전서 다친 오른쪽 발목이 좀처럼 완쾌되지 않아 선수보호 차원서 충분한 휴식이라도 주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신감독은 마음을 바꿔 시즌 막바지에 이상민을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한달 가까이 발목을 치료하느라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터에 남은 정규리그를 쉬게 할 경우 너무 오랜 공백으로 경기감각이 무뎌질지 모른다는 염려에서였다.
결과는 대성공.
만일 이상민이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하지 못했더라면 현대의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전선에도 먹구름이 끼었을 것이란 게 현대 팀 안팍의 일치된 의견이다.
당시 식스맨이었던 유도훈 플레잉코치는 한달 가까이 이상민의 공백을 메우느라 지쳐 있었고 가드 최명도 또한 안정감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위기에 강한 남자' 이상민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역시 라이벌 SK와의 마지막 맞대결.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2월17일 대전 SK전서 이상민은 15득점 8리바운드 13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팀간전적서 3승2패로 우위에 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진정한 넘버 원'의 자신감을 확인한 현대는 SK와의 기(氣)싸움서 한번도 밀리지 않고 상승세를 살려갈 수 있었다.
부상으로 한때 팀 관계자들의 속을 바짝 태운 이상민이었지만 이제는 "이상민 있음에…"의 주인공이 됐다.
[이백일 기자 maver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