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재영 '마무리 감잡았어요'
기사입력 2000년 03월 02일 14시 02분
"꼭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잘 해낼거라는 자신도 있어요."
`초보 마무리' 현대 위재영(28)의 큰소리다. 예년보다 영 굼뜬 페이스, 브래든턴 전훈캠프의 마지막 청백전에서야 첫 실전 마운드에 오르는데다 보직은 낯선 스토퍼. 그러나 목소리에는 힘이 있다.
고질인 허리통증으로 슬슬 길게 던지는 선발자리가 부담스러웠던 참이다.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이면서 컨트롤이 좋은 그를 김재박 감독은 과감하게 마무리로 돌려세웠다.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안정된 컨트롤이 있으니 얼추 마무리 투수의 기본요건은 갖춘 셈. 짧게 던지게 되면 과거보다 시속 2∼3㎞쯤 스피드를 끌어올릴수 있고, 허리 걱정 없이 연투할 수 있다.
불펜피칭서 현재 80개까지 공 갯수를 올려놓은 위재영은 장기인 컨트롤이 더욱 좋아졌다는 평가. 주자를 두고 등판해야하는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세트 포지션에서 투구 모션을 짧게 하는 훈련을 되풀이해 스스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다.
위재영은 3일(한국시간) 마지막 청백전서 1이닝을 던진다. 이제 첫걸음을 떼야 하는 마무리 투수로선 상황훈련이 조금 부족한 듯. 코치진은 본격적으로 실전피칭이 궤도에 오른 위재영을 귀국후 시범경기 동안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뚜렷한 마무리 부재가 뼈아팠던 현대 벤치의 승부수. 정민태를 받쳐줄 선발진에 김수경 임선동 박장희 등 젊은 투수들을 채워넣고, 위재영을 뒤로 돌렸다. 벤치는 경험많은 왼손 김홍집이 페이스를 회복해 `초보 마무리'의 앞선을 길게 지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이승민 특파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