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극에 건전한 남성상 설정 SBS'착한 남자'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51분
SBS TV 새 아침드라마 `착한 남자'(극본 최연지, 연출 김영섭)는 독특한 소재와 시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남자들의 애환을 남성의 시각에서 보여준다'는 기획의도. 특이한 만큼 이를 적절히 그려내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여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착한 남자'란 무엇인가. 급변하는 21세기와 맞물려 급속도로 변화하는 남성의 역할과 위상. 한 가정의 가장이자 남편, 아버지에 사위라는 다각적 역할속에 놓인 남성만의 갈등. 이 모든 것들을 30분짜리 일일극으로 소화해 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지난 28일 첫 방송에서는 일단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암시적으로 처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볼수 있다. 심양홍이 전날 술을 마시고 온 아내 정재순을 위해 생선죽을 끓이고, 함께 사는 장모 반효정의 보약값을 선뜻 내놓는 장면을 통해 가정적 남성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또한 심양홍의 학교후배 이정길이 병원에 진단을 받으러 가는 장면은 이정길이 집안 살림을 하게되는 과정에 필연성을 부여한다. 다만 심양홍 일가에 너무 많은 장면이 할애된 것은 전반적인 파악을 흐리는 옥의 티.
이 드라마는 불륜이나 고부갈등 등 손쉽게 주부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소재에서 과감히 탈피, 사회적 의미를 담아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출발했다는 점에서 평가할만 하다. 다만 캐릭터를 그려가는 과정에서 생기기 쉬운 과장된 상황 설정의 유혹을 피해 `재미'라는 요소를 얼마나 적절히 가미할 수 있느냐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