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볶음-쥐통구이 맛보신적 있나요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51분
최근 동남아시아로 떠나는 관광객이 늘면서 이들 사이에 `끔찍한' 먹거리가 화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노점상에서 쉽게 눈에 띄는 `바퀴벌레 볶음'이 대표적인 경우다.
태국 방콕의 번화가인 쑤쿰윗 4번가.
관광객들이 동남아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나는 이곳 노점상들을 지나치다 보면 눈에 익은, 하지만 노점상 좌판에 올라앉아 있기에는 너무나 낯선 먹거리를 볼 수 있다.
어른 검지 반만한 크기의 바퀴벌레가 검게 볶아져 네모난 철판 위에 수북이 쌓여 있는 것.
관광객들 대부분은 `설마 저걸 먹을까'라고 생각하지만 마치 우리네 뻥튀기 먹듯 바퀴벌레를 집어먹는 현지인을 보는 순간, 좌판 위에 함께 놓여진 굼벵이 볶음과 메뚜기 볶음 등 다른 먹거리들이 점잖게 보일 정도다.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은 시식회를 갖기도 한다.
바퀴벌레 볶음을 먹어봤다는 배낭여행객 배인제양(23．중앙대 3년)은 "감미료가 섞여있어서인지 생각보다 거북한 맛은 아니었다"고 시식 소감을 밝혔다.
바퀴벌레 볶음은 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에서도 노란 반점이 새겨진 바퀴벌레를 한손에 가득 들고 먹는 현지인을 쉽게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쥐 통구이도 먹을 수 있다.
유적지 답사를 위해 라오스 등지의 시골지방을 버스로 여행하다 보면 정차역에서 깨진 차창 사이로 우산살에 끼운 `쥐 통구이'를 불쑥 들이미는 상인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가격은 한마리에 150원 정도.
버스여행에 지친 관광객들은 까맣게 구워진 쥐가 눈앞에 보이는 순간 `악' 소리를 지르게 마련이다. 비위가 약한 여성들의 경우 기절할 정도로 놀란다는 것.
`한번쯤' 하는 호기심에 바퀴벌레를 먹어봤던 관광객들도 쥐 통구이 앞에서는 두손을 들고 만다.
이같은 `동남아판 몬도가네'를 경험했다는 송경남군(25．중앙대 대학원)은 "우리의 보신탕처럼 각국의 고유한 음식문화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쥐 통구이는 도저히 먹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쑤쿰윗(태국 방콕)＝김남형 기자 st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