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익, 타격폼 바꾸고 스피드 '업그레이드'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32분
롯데 김명성 감독이 올해 전훈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 선수가 있다.
외야수 김대익(27)이다. 지난해와 비교할때 타구의 빠르기와 방향 등이 크게 좋아졌다.
주위에선 김대익이 지난해말 받은 라식수술과 일본인 타격 인스트럭터 모토이씨의 도움으로 바꾼 타격폼(배트를 살짝 세우고, 타격때 내뻗는 오른발을 수평으로 이동하는 것) 덕이라고 평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하지만 김대익이 스스로 진단한 변신의 큰 이유는 `마음을 비워서'란다.
지난 96년 롯데에 입단, 97년 2할8푼2리, 98년 2할9푼2리를 기록하며 롯데 부동의 톱타자로 자리잡은 김대익은 지난해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타격의 달인' 모토이씨의 지도를 받은데 지나치게 고무돼 이젠 마지막 `옥의 티'라고 본 파워 보강을 위해 슬쩍 큰 폼(타격때 오른발이 안쪽으로 반원을 그린 뒤 내뻗는 것)으로 바꿨다고 한다.
그러나 그게 화근이었다.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며 시즌내내 갈피를 못잡았고,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지며 결국 초라한 성적(타율 0.246)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올겨울, 모토이씨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마친 김대익은 최근 연습경기서 펄펄 날고 있다. 매경기 안타를 기록하며 코칭스태프로부터 일찌감치 올시즌 1번타자로 낙점을 받은 상태.
김대익은 "정확히 맞히다 보면 자연히 큰 타구도 나오는 건데, 나도 모르게 교만해졌다"며 "올해는 마음을 비우고 팀에 소금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밝혔다.
인생살이의 커다란 교훈을 얻은 김대익의 올시즌 선전이 기대된다.
[가고시마(일본)＝신남수 특파원 delt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