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민태 뜻 수용하겠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32분
현대 정민태(30)의 `연봉전쟁'이 깔끔하게 매듭된다.
현대 강명구사장은 지난 29일 "정민태가 요구한 최고연봉과 보너스를 지급할 뜻이 있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았다. 그동안 보너스에 대한 언급을 피했던 구단 최고위층이 처음으로 보너스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정민태의 몸값은 사상 최고로 뛸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정민태는 지난 28일 현지에서 가진 첫 연봉협상에서 "연봉을 국내 최고로 맞춰주고 보너스 또는 광고수입으로 총액 5억원을 보장해 달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구단은 "지난해 1억5200만원을 받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삼성 이승엽과 똑같은 3억원을 제시, 협상은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채 소득없이 끝났었다.
강사장은 또 연봉 상한선 3억원에도 변화를 약속했다.
지난해 이미 최고연봉을 약속한 만큼 이승엽보다 많이 주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금액은 3억1000만원이 적정하다는 뜻을 밝혔다. 별도 보너스가 지급될 상황에서 파격적인 연봉인상은 곤란하지만 모양새는 갖추겠다는 의도다.
다만 정민태의 일본진출 좌절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이뤄질 보너스의 지급방법은 정민태와의 면담을 통해 결정짓겠다고 했다.
강사장은 "구단이 올시즌 정민태의 일본진출을 보장한 것만으로도 특혜다"면서 "트레이드 과정에서 구단 몫을 더 떼어준다든가 시즌 성적에 옵션을 적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방법이면 정민태가 요구한 보너스 2억원은 충분히 보상해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민태가 보너스를 연봉과 연계할 경우엔 그의 뜻을 존중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강사장은 "지금으로선 구체적인 보너스 액수를 밝힐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정민태가 받아들일만한 조건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구단은 보너스로 1억원선을 제시할 공산이 크다.
연봉 3억1000만원, 보너스 1억원. 정민태가 귀국후 구단이 내놓은 수정안을 받아들일지 기대가 된다.
[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