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구단 이해득실따라 '춤추는 연고제'
기사입력 2000년 02월 28일 23시 16분
일만 터지면 회자되는 `도시연고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28일 사장단간담회서 각구단 사장들은 현행 지역연고제를 포기하고 도시연고제로 바꿔야한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발언들을 했다. 올해들어 벌써 3번째 연고지제도가 춤을 추고 있다.
▲지난 11일 이사회:도시연고제를 전제로해서 현대→서울, SK→수원 ▲17일 구단주총회:도시연고제를 백지화하고 현대→서울, SK→수원 ▲28일 사장단간담회:도시연고제로의 전환을 전제로 이사회결정으로 회귀.
도시연고제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쌍방울이 자금난으로 매각대상을 찾았으나 인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자 각구단은 리그가 축소될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 지난해 9월 구단주간담회서 쌍방울을 인수하는 팀에게 서울을 포함한 유력지방도시를 내주고 향후 도시연고제로 전환한다고 합의했다. 이때만해도 `야구 중흥'의 길이 열리는 듯 했다.
그러나 막상 SK가 신생팀창단을 선언하자 각 구단은 말을 바꾸고 있다. 당초 SK가 서울을 요구하자 두산과 LG가 펄쩍 뛰었고, 이번엔 수원을 포함한 경기도를 주문하자 현대가 발끈했다. 제9, 10구단이 창단돼 리그가 활성화 되려면 도시연고제는 필수다. `NIMBY 현상'처럼 대의명분은 어떻든 "나는 손해볼 수 없다"는 구단들의 입장은 너무나 이기적이다. 몇몇 구단은 "SK는 이렇게 까다롭게 요구조건을 내걸테면 차라리 창단을 포기하라"는 입장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오늘의 이익에만 매달리면 내일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퇴보다. 제발 나무만 보지말고 숲을 봤으면 하는 심정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