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샌디 쿠팩스의 박찬호 특별과외
기사입력 2000년 02월 28일 14시 00분
박찬호(27)가 활약하고 있는 LA 다저스의 황금기는 60년대다. 다저스는 63,65년 두차례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시리즈에서도 63,65,66년 세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60년대 다저스의 전성시대를 이끈 마운드의 주역이 샌디 쿠팩스다. 쿠팩스는 60년대를 대표하는 왼손투수로 `황금의 왼팔'로 불리는 전설적인 투수. 65년 시카고 커브스전에서 피펙트게임의 위업을 달성했고, 4번의 노히트노런, 사이영상 수상 3번, 5년 연속 방어율왕을 차지했으며, 63년 MVP로 빛났다.
어려서부터 운동에 만능이었던 쿠팩스는 고교때는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으며, 대학은 장학금을 받고 신시내티대학에 갈 정도였다. 여름방학때 즐긴 야구에서 빠른볼이 위력적이어서 55년 팜(FARM)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브룩클린 다저스에 입단해 66년까지 12년간을 다저스에서만 뛰면서 통산 397게임에서 165승(87패)을 올리며 방어율 2.76에 239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쿠팩스는 이같은 화려한 경력 못지않게 60년대 가장 많은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은 선수로도 유명하다. 영화배우 뺨치는 미남형의 쿠팩스는 선수시절에는 총각으로 남아 있어 쿠팩스가 등판하는 구장에는 여성팬들로 대만원을 이루는 등 여성들의 우상이었다.
은퇴후 영화배우 리차드 위드마크의 딸과 결혼해 더욱 화제를 불러모았다. `신의 딸' `오리엔트급행 살인사건' 등 1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위드마크는 47년 `죽음의 키스'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부인 진 헤이즐우드도 여배우 겸 시나리오작가여서 더욱 유명하다.
박찬호가 이 `전설의 좌완' 쿠팩스(65)로부터 지난주 특별과외를 받았다. LA 다저스가 훈련중인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박찬호를 만난 쿠팩스는 박찬호가 투구시 오른쪽 다리가 무너진다는 것을 지적하고, 오른쪽 무릎을 홈플레이트쪽으로 치고 나가며 아웃코너와 인코너 제구력을 조정해야 한다는 조언을 한 것.
박찬호는 지난 97년 2월 쿠팩스로부터 개인지도를 받았는데 메이저리그 데뷔 4년째인 이 해 처음으로 두자리 승수인 14승(8패)을 올려 기둥투수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박찬호는 지금도 기술적인면 뿐만 아니라 투수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 등에 대한 쿠팩스의 지도를 잊지 못한다. 쿠팩스의 특별과외가 올시즌 박찬호에게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기대가 크다.
[부국장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