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1군행 청신호

기사입력 2000년 02월 28일 14시 00분


"혼자 있으면서 생각을 많이 정리했다."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군 감수'라고 단번에 말하기에는 그간의 고통이 너무 가혹한게 아닐까?

눈물겨운 벼랑끝 사투를 벌이고 있는 주니치 이종범(30)이 28일 한달간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나고야로 돌아왔다.

짧고도 길었던 1개월, 프로 입단 이후 가장 알차게 보낸 시간이었다.

오전 7시 기상→산보→차탄구장행→합동 훈련→자전거 트레이닝. 곁눈질 한번 할 수 없었던 빡빡한 일정이었다. 특타(특별타격훈련)를 수없이 했고 자건거를 타고 1시간 넘게 훈련장에서 숙소로 이동하는 `하체 트레이닝'도 자청했다.

청백전, 시범경기서 방망이를 곧추세우고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을 확인시켜줬지만 특별히 달라진 상황은 없다.

한가지 고무적인 일은 보일듯 말듯 변한 일본 언론의 톤. 지금까지는 2군행을 기정 사실화 했지만 `천재 타자'의 잠재력을 확인한뒤에는 `1군행 어필'쯤으로 색깔을 바꿨다.

이종범은 스프링캠프 내내 코칭스태프와 야구전문가들로부터 "입단 이후 최고의 컨디션"이라는 공통된 찬사를 들었지만, 늘 뒤에 따라붙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는 1군에 등록될 수 있는 외국인 야수 엔트리(2명)였다.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로어스 출신의 강타자 딩고와 기존의 용병 고메스(푸에르토리코).


내심 "2군에서라도 백의종군 하겠다"며 속시원히 훌훌 털어버리고 새출발을 하고 싶은게 이종범의 속마음일지도 모른다.

◇이종범 스프링캠프표

날짜＝구분＝활약 내용

2월11일＝시뮬레이션배팅＝3타수 2안타

2월13일＝시뮬레이션배팅＝3타수 2안타

2월16일＝시뮬레이션배팅＝2타수 무안타

2월17일＝청백전＝3타수 1안타 1타점

2월19일＝청백전＝2타수 무안타

2월21일＝청백전＝3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

2월24일＝청백전＝3타수 2안타

2월26일＝시범경기(요코하마전)＝2타수 무안타

2월27일＝시범경기(니혼햄전)＝첫 홈런, 2타수 1안타 1타점

＝계＝ ＝23타수 10안타, 타율 4할3푼5리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