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태릉스케이장 신기록 안나오는 이유
기사입력 2000년 02월 27일 15시 17분
`빙상 경기장은 높을수록 좋다!'
지난 8일 개장한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최첨단 시설과 세계 최고수준의 빙질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빙상연맹은 이번 세계스프린트스피드스케이팅대회서 신기록이 나올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지난달 500m 세계기록(34초63)을 갈아 치우며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던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은 첫날 경기서 0.96초가 뒤진 35초59에 그쳤고 1000m서 1위를 차지한 보스 얀(네덜란드)도 세계기록 1분08초49에 2초가 늦은 1분10초49를 기록했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고 경기 여건도 최고 수준인데 기록이 저조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도 차이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세워진 세계 기록의 대부분은 해발 1600m 고지에 있는 캐나다 캘거리에 있는 오발아이스링크서 수립됐다. 이 경기장이 `신기록의 산실'로 부각된 이유는 높은 곳에 위치, 기압이 해수면보다 낮아 선수들에게 작용하는 공기 저항도 적기 때문이다. 공기 마찰을 최소화하는 게 최대 과제인 스케이트 선수들에겐 더 없이 좋은 조건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해발 30m에 위치해 있어 캐나다 오발스케이트장보다 기압이 현저히 높다. 결국 선수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저지대의 바람을 갈라야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서태원 기자 wak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