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김태수감독 처리…불신 초래
기사입력 2000년 02월 27일 15시 03분
부산 대우를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약칭 현산) 축구단이 삐걱거리고 있다. 현산이 맞고있는 악재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간판스타 안정환(24)의 팀합류 거부, 김호곤 연세대감독의 총감독 선임으로 야기된 김태수 감독의 반발, 대우출신 프런트들의 구단합류 거부….
현산 정몽규회장은 지난 10일 부산 축구단 인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존 코칭스태프 체제 유지 ▲선수단 계약사항 승계 ▲프런트 전원고용 등을 확약했다.
하지만 현산은 지난 23일 돌연 김호곤 연세대감독을 총감독으로 선임, 파문의 단초를 제공했다.
김호곤 총감독은 실권을 쥔 팀의 최고 책임자 역할을 자임, 대학감독 재임시 라이벌이었던 김태수감독(전 아주대감독)을 `핫바지'로 만들었다.
결국 김태수감독의 자진사퇴를 유도하겠다는 심산이나 다름없었다. 따지고보면 안정환이 "해외진출을 보장하지 않으면 팀합류를 거부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도 현산에 대한 불신감에서 출발했다고 봐야 한다.
안정환은 김태수감독의 예나 프런트들을 1년 계약직 사원으로 재고용하겠다는 방침을 전해듣고 자신의 해외진출도 물건너갔다고 본 것 같다.
군입대를 앞둔 안정환으로선 올해가 해외진출의 마지막 기회라고 종종 말해왔다. 축구계는 "현산이 대우측이 추진해왔던 업무를 모두 승계하겠다"고 발표, 화를 자초했다고 말한다.
김태수감독도 아예 창단발표시 퇴진여부를 결정해야 옳았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결국 현산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인해 예상치 못한 악재가 돌출한 것이다.
한편 일부에선 "당초 팀합류를 약속했던 안정환이 강경입장으로 돌변한 것은 현산에 불만을 가진 세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김 용 기자 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