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쓰레기 게시물 추방하자'
기사입력 2000년 02월 27일 14시 54분
`인터넷에서 쉽게 돈 버는 방법', `하루 5분만 투자하면 외화를 벌 수 있다', `쉬엄쉬엄 놀며 한달에 200만원을 벌었다'.
요즘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는 광고성 게시물들이다. 언뜻 읽어보면 그럴싸한 내용으로 인터넷 초보자라면 한번쯤 접속해 본다. 막상 들어가보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은 깨진다.
대부분은 피라미드 방식으로 회원을 추천하면 돈이나 주식을 준다는 식이다. 대부분 이런 글을 올리는 의도는 사이트 방문객이나 회원수를 늘려 광고 수입으로 연결시키려는 것. 심지어는 회원으로 가입하면 음란 사이트의 ID와 패스워드를 주겠다며 유혹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의 홍보성 글들이 인터넷과 PC통신 게시판과 뉴스그룹 등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98년말부터. 작년 중순부터 인터넷 사용자가 부쩍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내용은 둘째치더라도 정상적인 사용자들을 방해한다는 것이 큰 문제다.
심한 경우 게시물의 70~80%가 광고인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이용이 어려울 지경이다. 쓰레기들 속에 파묻힌 정보들을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업체에서는 폭주하는 광고성 글들 때문에 서버가 다운될 지경이라며 울상이다. E-메일의 형태로도 날아온다. 이런 글들을 `스팸(Spam·쓰레기)'이나 `게시판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각 업체에서는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광고물을 올리는 이용자들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하거나 스팸을 걸러내는 프로그램을 동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우누리가 인공지능 엔진을 이용해 광고물들을 삭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 사이트에서는 쓰레기 게시물들을 골라낼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아무래도 광고이기 때문에 인기 사이트에 몰리는 추세다. 결국 일부 네티즌은 "광고물 보기가 지겨워 다시는 이 사이트를 찾지 않겠다"며 떠나는 실정. 이제는 `인터넷 쓰레기'들과 한바탕 전쟁이라도 벌여야 할 참이다.
[전동희 기자 cancell＠]
